계속계속 수군수군
역대급 방송사고가 되어버린 화유기 2화... 본문
이승기의 제대 후 첫 복귀작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화유기가 초반부터 예기치 않은 방송사고를 내며 결국 편집사고, 지연도 모자라 본방마저 급히 종료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나 버렸다.
원래 드라마는 초기 시청자층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보던 것을 보려던 성향이 강하고 중간에 보기 시작하면 이해를 하지 못하므로 더더욱 그렇다.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초기 1~4화에 힘을 들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 시청층이 고정시청층이 되고 점차 시청자층을 넓혀 나가는 전략을 취한다.
그리고 iptv 모바일 시청등이 대중화 되어 있는 현실에서 본방 시청층을 잡기란 더더욱힘들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본방 시청률이 그 작품의 결과와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신서유기가 화제성에 비해서 높은 평가를 못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환경에서 더더군다나 2화에서 실수가 일어났다는 것은 받아들여지기 힘든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었다. 2화의 배경이 크리스마스 이브였기에 서두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드라마제작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제대로 확인할 시간도 없이 본방시간에 맞추어나가야 한다는 얘기이다. 선제작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지만 태양의 후예정도를 제외하곤 성공한 사례가 크게 없는 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도깨비 같은 경우도 선제작까진 아니더라도 초반부는 확실한 퀄리티로 어느 정도 제작을 끝내 놓으면서 시청자층을 사로잡았다.
누가 잘못했나 보다는 선제작까진 아니더라도 이 시스템이 여전히 옳은가에 대한 고민이 충분히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밑에서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만 잡지 말고 말이다.
그리고 화유기를 방영하는 TVN측의 대응도 사실은 미숙했다는 아쉬움을 떨칠 수 없다.
문제는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대처가 너무 아쉽다.
이렇게 결국 방송을 종료할 것 같았으면 처음 방송사고가 났을 때 사과 방송을 내보내고 다음 계획을 발표한다는 방송을 냈어야 하는 것이 맞다. 물론 1차적인 책임은 제작사에게 있겠지만 말이다.
다만 스튜디오드래곤 또한 CJ E&M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TVN의 책임도 가볍지 않아보인다.
이렇게 두번이나 끌다가 갑자기 종료하는 것은 시청자들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거기다 충성도가 높은 배우층을 가지고 있는 드라마의 특성상 연휴를 포기하고 본방을 사수했던 사람들 또한 많았을 것이다. (이승기 차승원이라는 조합은 흔히 나오는 조합이 아니다.)
기대가 컸던 만큼 분노가 클 수도 있다.
또한 특히 저팔계역할의 이홍기가 나오는 분량은 중간에 너무 끊겨서 차라리 안 내보내는 편이 나았을 정도다.
거의 클립 영상을 보는 느낌이었다.
더더군다나 화유기의 경우 1화에서는 호평을 받았다. 솔직히 필자 같은 경우도 이 정도의 CG를 기대하지 않았는데 1화의 CG는 기대를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화유기는 영화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2화에서 결국 문제가 터져버렸다.
또한 고령층이 보기에는 이해하기 힘든 컨셉의 드라마라 초반 시청층을 잡는 것이 상당히 중요했는데 2화의 실수는 치명적이다. 물론 홍자매작가의 드라마들은 히트작은 많지만 전시청층을 아우르는 전략의 드라마라기 보단 매니아층을 기반으로 한 트렌디한 드라마인 경우가 더 많았다.
물론 워낙 충성도가 강한 배우와 작가가 있는 드라마다 보니 장기적으로는 시청률 혹은 화제성에서 별 타격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만만치 않은 경쟁작들과 경쟁하고 있는 화유기다. 화유기도 이렇게까지 대진이 치열하게 될지 모르고 판을 짰으리라는 생각은 든다.
초반부에는 황금빛내인생과 겹치고 후반부에는 토요일 돈꽃등과 겹친다. 일요일에는 미우새라는 예능 프로그램들과 겹친다. 결국 티비 시청률은 파이 경쟁인데 실수가 없어도 힘들 판국에 자충수를 둬 버렸다.
만약 2화가 말끔하게 방송을 하지 못할 것 같았으면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하고 다음주 2~3화 연속방송을 택하는 편이 나았다. 하지만 현장 스태프들과 직원들이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알기에 쉽게 비난하진 못하겠다.
다만 확실한 건 실수할 수 있다. 문제가 생길 수는 있다. 그러나 책임은 따를 것이고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따라 화유기의 향후 향방이 갈릴 것이다.
http://v.entertain.media.daum.net/v/20171224234800125
TVN은 사과문을 냈다. 당연한 처사라고 본다. 다만 더 진정성 있는 사과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TVN은 영상매체다. 영상매체를 이용한 사과를 어떻게 할 것인지 중요해 보인다. 또한 드라마 제작사가 가장 큰 실수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TVN 또한 확인을 못하고 송출한 책임은 크다. 사람이 잘 못한 것인지 시스템의 문제인 것인지 여전히 모르겠다.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한국이다. 하지만 어느정도의 여유는 필요하다. 우리는 이제 그럴 정도의 여유는 가져도 되는 시대다.
화유기를 많이 기다렸던 팬의 입장으로서 이 번 방송사고를 잘 마무리하고 솔직히 이 독창적으로 전개될 수 있었던 드라마가 다시 잘 추스르고 가속페달을 다시 밟아 나갔으면 좋겠다.
꼭 이승기의 복귀작이라서가 아니라 색다른 드라마였기에 이대로 묻히기엔 너무 아깝다. 아직 시작인 화유기다. 그리고 언제나 좋은 일만 생길 수 없는 게 인생사다. 악귀가 기본이 되는 드라마인 만큼 액땜 했다 치고 앞으로는 이런 사고도 없이 꾸준히 방영되어 마지막 종영 땐 웃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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