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계속 수군수군
정성훈 - 방출은 좀.... 본문
정성훈은 엄밀히 따지면 엘지의 프랜차이즈는 아니다. 하지만 선수시절의 중반부 이후를 모두 엘지에서 보냈고 첫 FA를 제외하고는 두번째부터는 구단에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며 엘지팬에겐 준프랜차이즈나 다름 없었다.
사실 전에 2차드래프트로 이진영이 간 것도 충격이긴 했지만 그 충격을 견뎌낼 수는 있는 선택이었다고는 생각하고 있다. 아니라면 다른 선수 한 명이 어찌되었든 갔어야 할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백창수의 경우도 아쉽긴 하지만 어중간한 외야수가 포화상태인 엘지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다. 결과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백창수도 충분히 포텐은 있는 선수니 말이다. 응원하도록 하겠다. 작은 이병규도 이제 나이가 있으니 잘 되었으면 하고 말이다....
엘지는 이번시즌 가을야구에도 진출하지 못했고 가장 큰 원인은 타력으로 뽑히고 있었다. 정성훈은 KBO 역사상 최정상급 3루수이지만 노쇠화로 인해 3루수비를 하기란 이제 거의 불가능 한 것도 사실이고 나온다면 1루자리에 나와야 한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엘지의 지명타자 자리는 박용택이 지키고 있기 때문에 정성훈의 자리가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타격에서만큼은 아직도 준수하다는 걸 올해 충분히 보여줬다. 그리고 3루 출신이기 때문에 1루수비도 나쁘지 않다. 또한 엘지에선 흔하지 않은 우타자다. 그 것도 팀내에서 제일 성적이 좋았던 우타자 말이다.
정성훈은 엘지구단 역사상이 아닌 KBO 역사를 따져도 최고의 우타 3루수 중 한 명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선수를 그리고 작년에 성적이 나쁘지도 않았던 선수를 도대체 이렇게 보내는 게 맞는지 너무 의문이 든다. 보낼 땐 보내더라도 이런 식의 행동은 선수의 마음 뿐만 아니라 팬들의 마음을 너무 다치게 하는 행위다.
엘지 트윈스 구단의 이런 행동은 사실 한 두번이 아니다. 엘지의 프랜차이즈 김재현 이상훈 등도 팀과의 불화 끝에 팀을 나갔던 적이 있고 9번 이병규의 경우도 2군성적에서 보여줄 걸 다 보여줬음에도 작년 1군 기회를 다시는 잡지도 못한 채 은퇴를 해야했다. 그리고 이번엔 정성훈이다. 명예롭게 은퇴는 못 시켜주더라도 이런 식으로 방출시켜 버리는 건 아니라고 본다. 물론 정성훈은 방출로 인해 데려갈 팀은 있을 가능성이 높고 내년 성적은 어찌 될지 모르겠지만 예전 넥센의 송지만 NC의 이호준의 경우만 보더라도 충분히 정성훈이라는 우타자는 대타로서라도 가치가 있다. 2차드래프트에서 왜 다른 구단들마저 외면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현재 2차드래프트로 인해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선수 상위권이 거의 엘지 소속이었던 3명이란 것은 그만큼 야구 팬들도 이해 못할 결정이 많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단순히 성적 때문이 아니다. 엘지가 내년에 리빌딩에 성공해서 잘 나갈 수도 있다. 외인타자만 잘 데려 오고 혹시 FA타자 한명 영입하고 올해 유망주들 중 한두명만 터져 준다면 투수쪽이야 평자 1위 였으니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프로의 세계에선 성적이 모든 걸 말해준다는 걸 모르는 사람도 없다. 하지만 최근의 9번 이병규와 정성훈의 사례는 더 이상 낼 수 있는 성적이 없음에도 보기 좋지 않게 내쳐지는 모양새가 되었다.
우리가 프로야구를 보는 이유는 사람이 하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이 프로스포츠로 적자를 내면서도 마케팅을 하는 이유는 감성적인 측면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이 사람을 대할 때의 모양새도 좋아보여야 하지 않을까 한다.
단 정성훈 선수에게 드러나지 않은 무언가가 있었다면 이해를 하겠다. (한화 김원석선수처럼 도덕적으로나 혹시 법적으로나 말이다.) 하지만 그런 게 없다면 이번 조치는 엘지 팬으로서는 많이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다.